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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N일.

 

외부에서도, 내부에서도 전쟁이 시작됐다.

 

그 전쟁의 참상을 호그와트라고 피할 수 있을 리가 없었던 것일까.

교수님들은 평화를 위해 호그와트를 떠나 전선에 섰고,

학생들은 친구였던 이들을 향해 지팡이를 들어, 각자 영광을, 정의를, 승리를 위해 주문을 외웠다.

 

분명 끝났던 전쟁인데. 전쟁 당시의 서적은 거의 남아있지 않아 제대로 된 진상은 알 수 없었지만,

분명 십수년 전에 끝난 그 전쟁은, 불사조의 승리로 막을 내렸고, 그렇게 평화가 찾아 왔을 터였을 텐데.

피의 추종자들은 도대체 어디에 숨어있었던 것이며, 아직도 이리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었던 걸까.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학교 곳곳에서는 누군가의 마지막 숨이 꺼져가고 있으며, 누군가의 피가 흘러넘치고 있겠지.

알고 있다, 지금은 여유롭게 기록 따위를 할, 그런 상황이 못 된다는 것쯤은.

하지만, 나는 내 친구에게 저주를 내릴 용기도, 기개도 없기에. 하루빨리 누군가 모두를 구제해주길 바라기에.

전쟁은 하루빨리, 이것으로 끝나기를 간절히 소망하기에, 펜을 들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에게 전한다.

다시는 이 비극이 시작되지 않게 막아주길 바란다. 고통과 분열은, 우리가 겪은 것만으로 충분하다.

 

 

그대는, 우리처럼 어리석게 모든 것을 폐허로 만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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